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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눈물로 호소했는데… 출근 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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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증효 기자
기사입력 2021-06-06

 

 

익산 소재 직업학교서 술 취한 수강생이 여 강사에 강제로 입 맞춰
사건 발생 후 정신적 충격 받은 피해자에 학교측 ‘수업·출근’ 강요

 

술에 취한 직업학교 수강생이 오전 수업 후 점심 식사를 하러 이동하던 여 강사를 여러 사람 앞에서 강제로 입맞춤하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익산시 소재 모 직업학교에서 국비 지원 기능직 관련 수강을 하던 가해자 K씨는 수업에 참석하지 않고 음주 후 건물 내부로 들어와 점심을 먹으러 일행들과 같이 이동하던 피해자에게 갑자기 달려 들어 성추행했다.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 주변에는 2~3명정도 목격자들이 있었고 피해자는 사건 발생 직후 교무실로 뛰어가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울면서 상황을 전하는 피해자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들어온 학교장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사건의 경위를 들은 학교장은 피해자에게 “둘이 고소하든 말든 알아서 하고 오후 수업 안 들어가면 당신도 학교생활 하기 힘들어지고 학교도 힘들어진다”며 “가해자는 집에 보낼테니 수업에 들어가 학생들을 조퇴시키든지 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신적 충격에 빠진 피해자는 지인에게 도움 요청을 했고 지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들과 동행해 익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자는 귀가후 학교 측에 “출근을 못 하겠다”고 의사를 전했으나 학교 측은 강사 공백의 이유를 들며 문자와 자택 방문 등을 통해 “다른 강사가 충원될 때까지 출근을 해달라”고 종용했다.

 

더불어 학교장은 피해자에게 ‘가해자 아들이 경찰’이라는 등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4년 전 남편과 사별한 피해자는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건축 관련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해당 직업학교에 지난달 중순경 취업했으며 사건 발생 이후 현재 자택에서 칩거하며 정상적인 생활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다.


본보 기자가 해당 직업학교 교장과 통화에서 사건 경위에 대해 묻자 “그러한 일들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건 발생 후 가해자와 피해자를 긴급 분리하고 가해자를 퇴교 조치했으며 피해자는 바로 휴강 처리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기자가 “피해자에 따르면 사건 발생 직후 울고 있는 당사자에게 수업을 들어가라고 했고 성추행 당한 충격으로 출근하지 못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강사가 구해질 때까지 출근 해달라 요구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피해자를 대체할 강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학생들이 오는 13일 기능시험이 예정돼 있어 수업의 공백이 생기면 안돼서 부탁을 했었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사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당사자의 충격과 공포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도 어리석게 여자를 노리개로 생각하는 인간들도 용서할 수가 없지만 몰상식한 사업주도 이해가 안간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남녀고용 평등법) 제2장 제14조의 2항(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 방지)에는 사업주는 고객 등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성적인 언동 등을 통해 근로자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해 해당 근로자가 그로 인한 고충 해소를 요청할 경우 근무 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의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사건을 접수한 익산경찰서는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가해자와 목격자등 이해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중이며, 피해자는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에 2차 가해를 야기한 해당 직업학교에 대한 조사를 해 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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