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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만 빌려줘”… 관공서 납품 사칭 거액 챙겨

공방 운영 40대, 가구·시설 납품 허위계약서로 지인들에게 수천만원부터 수억원 빌려
3년 전부터 약속 날짜에 원금+높은 이자 지급하며 신용 쌓아… 피해규모 수십억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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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증효 기자
기사입력 2021-06-16

▲ 익산에서 관공서 납품 계약문서를 허위로 조작,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속이고 지인들로부터 거액을 챙긴 사건이 발생해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위조한 계약서.  © 전북금강일보

 

익산에서 관공서 납품 및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가 없는데도 지인들에게 사진 또는 계약문서를 허위로 조작,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속이고 거액을 챙긴 사건이 발생해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4일 한 제보자는 익산시 남중동에서 작은 공방을 운영하는 J씨(40·여)에게 지인들 수십여 명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상당의 금전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본보에 제보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J씨는 3년 전부터 지인들에게 “관공서 및 기타 공동주택에 인테리어 가구 및 시설 납품 등 공사계약을 따냈다”며 “자금이 모자르니 한 달만 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를 더해 돌려 주겠다”며 돈을 빌렸다.

 

J씨는 약속한 날짜에 높은 이자와 함께 돌려주는 등 신용을 쌓아오다 지난해 수십억원을 여러 사람에게 빌린 후 현재까지 상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돈을 빌리기 전 J씨는 지인들에게 직접 납품할 제품 사진 또는 계약서를 보여주며 “마무리가 되면 고액의 이자를 더해 돌려 주겠다”면서 돈을 빌렸다.

 

J씨는 지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약속한 날짜에 맞춰 이자를 보태 한동안 돌려줬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빌려간 금액의 액수가 커지면서 제 날짜에 돈을 돌려받지 못한 지인들이 사실확인 결과, 관공서와 계약한 내용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J씨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만 수십명에 달했다. 피해 금액도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등 사태가 심각해져 피해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보는 피해자들을 만나 확인한 결과 J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례와 유형이 다양했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8월 31일과 9월 6일 두차례에 걸쳐 J씨로부터 “전주 대방아파트 편백나무 공사가 진행 중인데 자금이 부족하니 빌려주면 한 달 뒤 이득금을 100~150% 가산해 변제하겠다”며 5,000만원을 빌린 후 일부만 받고 나머지는 받지 못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도 지난해 6월 익산시 함열에 위치한 관공서 가구 제작 납품 계약서를 보여주며 “한 달만 돈을 빌려주면 2% 이자를 더해 돌려주겠다”는 말에 4,000만원을 빌려줬으나 아직까지 돌려받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J씨가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않고 핑계를 일삼자 이들 중 일부가 급히 차용증을 받아 공증, 채권 확보에 나섰지만 빌려간 돈을 받지는 못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최근 동일 수법으로 J씨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사람들이 여러 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뒤늦게 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본보는 피해자들로부터 입수한 계약서를 토대로 발주한 관공서를 방문, 확인한 결과 전부 허위임을 확인했다.

 

관공서 관계자는 “그러한 사실도 없고, 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4,000만원이 넘는 공사를 발주하는데 조달을 통해 공개입찰을 하지 수의계약을 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며 반문했다.

 

이어 “만약에 수의계약을 한다 해도 발주 시 계약당사자를 기관장 명의로 하는 게 원칙이지 않냐”며 “요즘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랐을 뿐만 아니라 허술한 계약서를 보고 속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보는 취재 중 인터뷰한 A, B씨 이외에도 수억원을 J씨 가족 명의로 송금한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확인, 통화를 했으나 “현재는 이야기를 해 줄 수가 없다”는 답변만 왔다. 

 

현재까지 본보 취재 중 확인된 피해 예상 규모는 작게는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보자는 “높은 이자에 현혹돼 돈을 빌려줬다가 자기 발등에 도끼를 찍은 셈”이라며 “확인된 규모나 내용을 보면 명백한 사기인데도 자기 돈만 받으려 지금까지 쉬쉬한 사람들을 보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피해 규모가 더 커지기 전에 수사기관에서 나서야 되는 것 아니냐”며 수사시관의 발빠른 대처를 강력 요구했다.

 

본보는 피해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단순히 금전차용이라는 채권 관계라면 모르겠지만 계약서 위조 등을 볼 때 사문서 위조로 상대를 기망할 목적으로 행한 의도적인 부문이 농후하다”며 “공사대금을 입금한 대상 등 그간의 정황을 보면 한 명이 아닌 가족 단위 및 이해 관계인들 간 밀합을 통한 사기 사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변했다.  

 

한편 본보는 사건 당사자인 J씨에게 사실확인을 위해 통화를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연락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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